'컬처프로젝트 14 존 메이어/전문가 칼럼' (5건)


롤링 스톤(Rolling Stones) 매거진은 존 메이어의 두 가지 측면에 대해 언급했던 바 있다. 하나는 제임스 테일러(James Taylor) 식의 은은한 송라이터로서의 존 메이어, 그리고 다른 하나는 스티비 레이 본(Stevie Ray Vaughan) 식의 테크닉으로 무장한 블루스 기타리스트로서의 존 메이어였다. 여기에 데이브 매튜스(Dave Matthews)의 목소리 정도를 더 추가해볼 수 있겠는데 아무튼 존 메이어의 라이브를 두 눈으로 확인하게 되면서 이렇게 차별화된 ‘두 개의 존 메이어’의 면면을 새삼 체감할 수 있었다. 과거 두 번에 걸친 성대수술로 인해 예정된 투어를 취소하기도 했던 존 메이어였지만 이번 내한공연에서 확인 가능했듯 시련을 극복한 그는 여전히 훌륭한 노래를 불러내고 있었다.


공연시작 전부터 지미 헨드릭스(Jimi Hendrix)의 'Hey Joe'라던가 버팔로 스프링필드(Buffalo Springfield)의 'For What It's Worth', 그리고 산타나(Santana)의 'Black Magic Woman' 같은 음악이 장내에 울려 퍼졌다. 조지 해리슨(George Harrison)의 'My Sweet Lord'가 흐른 직후 존 메이어가 마틴 00-45SC 기타, 그리고 노란 리본을 달고 무대 위에 등장했다. 팬들의 환호와 열기의 강도를 통해 사람들이 얼마나 그를 기다려왔는지를 단적으로 감지해낼 수 있었다. 두 명의 기타연주자, 베이스, 드럼, 건반, 그리고 코러스 두 명으로 구성된 백 밴드의 반주에 존 메이어의 목소리, 그리고 기타 연주가 얹어지는 그 순간, 이번 공연이 멋진 라이브 퍼포먼스가 될 것이라는 사람들의 예감은 이미 확신으로 바뀌어 있었다.





첫 곡 'Queen Of California'가 울려 퍼지면서 장내에는 묘한 기운이 감돌았다. 긍정적인 그루브가 전개되는 와중 곡 중간에 마틴 어쿠스틱 기타를 내려놓고 선버스트 스트랫으로 솔로를 이어나가는 모습은 과연 존 메이어답다 할 만했다. 라이브에서는 주로 어쿠스틱 기타로 혼자 연주하다가 간만에 밴드 편성으로 들려준 데뷔작의 풋풋한 히트 넘버 'No Such Thing'을 부른 직후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은 블랙원 스트랫을 어깨에 맸다. 존 메이어는 무대 위에서 세월호 사고를 애도하며 “공연의 MD 상품 판매 수익 전액을 기부하겠다.”라고 밝히며 현재 대한민국이 겪고 있는 고통을 분담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봄의 햇살 같은 경쾌한 아르페지오의 속도감으로 무장한 'Belief'에서는 기타리스트 덕 페티본(Doug Pettibone)의 슬라이드 바 기타 솔로가 압권이었는데 거칠면서도 섬세한 존 메이어의 기타 프레이즈 또한 정밀한 맛이 있었다. 한동안 공연에서 드물게 연주되던 'Half of My Heart'의 색다른 편곡으로 이루어진 라이브 또한 각별했는데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가 부르는 부분을 관객들이 떼창해내는 것도 흥미로웠다. 작년에 발표된 신작에 수록된 'Waiting On The Day'의 경우엔 또 다른 기타리스트 제인 카니(Zane Carney)가 62년도 텔레캐스터로 연주하는 격렬한 솔로가 사람들을 뒤흔들어냈다.


매 공연에서 'Vultures'를 연주할 때마다 들고나오는 금빛 스트랫을 매고 어김없이 'Vultures'를 연주했는데 존 메이어는 곡 중반부에서 덕 페티본과 블루스 애드립 대결을 펼쳐내면서 관객들의 탄성을 유도해낸다. 역시나 국내에서 유독 인기 있는 레파토리인 'Slow Dancing In A Burning Room'에서는 볼륨주법과 라이트 핸드 주법을 펼쳐 보이면서 마찬가지로 기타키드들의 탄식-탄성 아님-을 자아냈다. 자신의 영혼을 기타에 맞긴 채 만취해 연주하는 존 메이어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고 이를 지켜본 어느 관객은 존 메이어에게 손가락 한 개만 달라는 푸념을 늘어놓기도 했다.


아직 할 노래가 많이 남아있다는 코멘트와 함께 많은 이들이 기다려온 존 메이어의 솔로 어쿠스틱 셋이 전개된다. 관객들의 떼창이 인상적이었던 히트곡 'Your Body Is A Wonderland', 그리고 연주 도중 기타 6번 줄의 튜닝을 낮춰내면서 곧바로 'Neon'으로 이어버리는 대목에서는 어떤 연륜마저 느낄 수 있었다. 특히 그의 솔로 어쿠스틱 셋에서는 리듬과 베이스 코드, 그리고 메인 리프를 혼자서 자유자재로 오가며 음악의 뼈대를 조립해나가는 과정을 팬들 앞에 선보여내곤 했다.





영화 ‘제리 맥과이어(Jerry Maguire, 1996)’에서 톰 크루즈(Tom Cruise)가 열창하기도 했던 톰 페티(Tom Petty)의 곡 'Free Fallin'의 커버 경우 개인적으로 이번 공연에서 가장 의외인 동시에 감동적인 순간으로 기억된다. 이 곡은 존 메이어의 라이브 실황에서도 확인할 수도 있었는데 이번 내한공연에서는 팬서비스 차원으로 원곡 가사의 '레세다(Reseda)'를 '서울'로 바꿔 부르는 순발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특이하게 듀센버그 기타를 들고 연주한 새 앨범 수록 곡 'Wildfire'에서는 코러스 멤버들이 카우벨을 연주하면서 흥을 더했고, 역시나 새 앨범에서 들을 수 있었던 'Dear Marie'에서는 제인 카니의 무르익은 ES-335 솔로 또한 확인할 수 있었다. 이후 앨범에 수록된 두 곡이 연이어졌다. 존 메이어가 드물게 깁슨 SG를 연주했던 'Edge Of Desire'는 섬세한 뮤트 피킹이 뭔가 80년대 파워팝스러운 무드를 만들어내기도 했고, 차분한 어쿠스틱 기타를 담담하게 연주해낸 'Who Says'는 왠지 몸 속까지 따뜻해지는 기분을 제공해냈다. 드러머 아론 스털링(Aaron Sterling)을 소개한 이후 'Waiting On The World To Change'를 이어나갔는데 일관되게 최적의 솔루션을 찾아내는 존 메이어의 솜씨에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었다. 딜레이 걸린 루프스테이션을 유연하게 활용해낸 'Paper Doll'의 경우 앨범버전과는 차별화된 격렬한 기타솔로와 편곡으로 치밀하면서도 강렬하게 곡을 운용해갔다.





첫 내한이고 이제 서로를 알아가는 중이라는 말과 함께 'A Face To Call Home'을 부르기 직전, 다시 한국을 오겠다고 약속한 메이어는 13년 만에 처음 내한공연한 것을 상기시키듯 "13년 안에 다시 오겠다."라며 관객들에게 너스레를 떨었다.


존 메이어의 모든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해온 'Gravity'에서는 곡 특유의 영적인 무드와 집중도 높은 기타 솔로잉이 그야말로 불을 뿜어내곤 했다. 블랙원 스트랫의 스트링 리테이너 부분을 손으로 눌러 묘한 비브라토를 만들어내는 등 기이하면서도 화려한 테크닉을 펼쳐 보이면서 '중력'으로부터 벗어나려 발버둥 치는 인간의 모습을 꽤나 절절하게 그려나갔다. 심지어 그는 기타 연주는 물론 얼굴 표정에서까지 중력에 의해 고통받는 남자를 연기하는 것처럼 보일 지경이었다. 이 뜨거운 열기는 좀처럼 식지 않았고 여운 또한 오래 지속됐다.


대한민국 전체를 충격에 빠뜨린 큰 사고가 있었고 따라서 존 메이어, 그리고 관객들 양쪽 모두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가운데 공연이 진행됐다. 존 메이어는 기타 두 대를 한 번에 잡는다거나 땅바닥에 내려놓고 연주하는 쇼맨십 같은 것을 자제했지만 오히려 기본적인 기타 솔로잉에 집중해내면서 충실한 내용을 가진 공연으로써 매듭지어냈다. 느긋한 리듬 속에서도 단어 하나하나를 힘차게 곱씹어 노래해낸 존 메이어는 수술의 성공을 넘어 보컬리스트로서의 완벽한 복귀를 비로소 완수해갔다. 이는 그가 위기를 직면하기 이전의 모습으로 부활한 것이 아닌, 과거의 그 어떤 순간보다도 앞서나간 형태라 할 수 있었다. 심지어는 고난을 이겨낸 이의 각별한 기쁨 같은 것마저 간간이 비치곤 했다.





이번 공연은 존 메이어라는 음악가가 현재 어떤 위치에 놓여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 라이브였다. 그의 노래, 그리고 연주에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었다. 한 번에 귀에 들어오는 알기 쉬운 곡이라던가 화려한 무대연출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다만 좋은 악곡과 놀라운 연주, 그리고 약간의 영혼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존 메이어는 그렇게 당연한 듯 위대하게 우리 앞에 서 있었다.

 

 


 

Writer. 한상철

불싸조라는 밴드에서 기타를 치며 이런저런 글을 쓰고 있다. 취미는 피구와 우표수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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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uperseries.kr 슈퍼시리즈 2014.05.08 18:28 신고

    공민식님 안녕하세요. 질문에 대한 답변 드립니다.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14 John Mayer 공연 DVD 출시 계획은 없습니다.

 

미국 <갓 탤런트> 시즌 8에 출전한 폴 토마스 미첼(Paul Tomas Mitchell)의 자작곡 무대가 끝난 후, 심사위원 하이디 클룸(Heidi Klum)은 그에게 다가가 안아주고 싶다는 강렬한 애정 표현과 함께 ”All I can say is John Mayer better watch out! (폴 토마스 미첼이 나타났으니 앞으로 존 메이어가 바짝 긴장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K팝스타> 시즌 3의 심사위원 유희열은 자작곡을 기타로 연주하던 도전자 정세운을 두고, 존 메이어와 제이슨 므라즈를 거론했다. 아직은 미흡하지만 언젠가는 그들처럼 세상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안겨준 것이다. 정세운도 폴 토마스 미첼도 존 메이어의 노래를 부른 것은 아니었다. 정세운과 폴 토마스 미첼이 차세대 존 메이어로 부상하리라는 대대적인 확신도 아직은 부족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사위원들은 그들로부터 존 메이어를 봤다.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14의 주인공, 존 메이어는 곧 재능있는 싱어송라이터를 발견했을 때 떠올리는 상징적인 이름이라는 것이다.

 

 

싱어송라이터, 기타, 가창력의 대명사는 왜 존 메이어일까?

 

오디션과는 좀 거리가 있지만, 유튜브를 통해 기타 신동으로 주목받은 후 지속적으로 앨범을 발표하고 있는 정성하도 덩달아 생각난다. 나이답지 않게 빼어난 소년의 연주에 마음을 빼앗긴 각종 음악 커뮤니티에서는 과연 정성하가 존 메이어처럼 성장할 수 있을까 하는 화두로 지금까지도 논쟁을 벌인다. 여기서 존 메이어의 또 다른 특징이 나온다. 그는 재능있는 싱어송라이터의 상징인 동시에 뛰어난 기타리스트의 대변자다. 익히 알려진 대로 존 메이어는 젊은 나이에 이미 에릭 클랩튼(Eric Clapton), B.B킹(B.B.KinG) 같은 거장들과 자연스럽게 무대를 나눠왔던 인물이다. 기타실력과 함께 그가 쓰는 기타까지 덩달아 유명세를 얻을 정도로 그는 역량 있는 기타리스트의 대명사로 통하고 있다.

 

 

Tiger Jam 2011에서 기타연주를 하는 존 메이어 (출처: Zimbio)

 

 

한편 존 메이어는 가창력을 겨룰 때도 빠지지 않는 이름이다. 오디션을 다녀간 수많은 이들이 끊임없이 그의 노래를 즐겨 불렀다. 노래에 눈뜬 이라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을 만큼 접근의 문턱이 높지 않은 노래 또한 존 메이어의 자산이다. 존 메이어는 작품성과 대중성 사이에서 갈등하기보다 장르에 관한 공평한 잣대를 두어 작품성과 대중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그는 깊이 있는 블루스를 다루다가도 어느새 남녀노소가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는 팝을 노래한다. 즉, 그는 종종 차원 높은 예술의 세계를 바라보면서도 보편적인 감수성을 소홀히 다루지 않는 뮤지션이란 말이다.

 

실력과 보편적인 감성을 모두 갖춘 존 메이어는 아직은 완성되지 않은 재능과 개성으로 오디션을 서성이는 수많은 이들에게 가까울 수밖에 없는 인물이다. 도전자들은 갈고 닦은 가창력을 터뜨리거나 기량의 연주 실력을 자랑하기 위해서 존 메이어를 택하고, 심사위원들은 도전자들을 향해 용기를 북돋고 칭찬하기 위해서 존 메이어를 찾는다. 뛰어넘기는 몹시 어렵지만 도전을 꿈꾸는 이들에게 통하는 이름이기에, 그는 세계 오디션 현장 어디에나 존재한다.

 

 

‘Gravity’, 오디션의 중력

 

오늘의 존 박이 ‘존 팍’으로 불리던 <아메리칸 아이돌> 시즌 9 오디션 지원자 시절, 그는 미국의 심사위원과 청중 앞에서 ‘Gravity’를 불렀다. ‘Gravity’에 매료된 도전자는 존 박 말고도 많다. 가깝게는 최근 <K팝스타> 시즌 3의 버나드 박이 그랬고, 호주 <더 엑스팩터> 시즌 4의 나다니엘 윌렘시(Nathaniel Willemse), 미국 <더 엑스팩터> 시즌 3의 카를로스 구에바라(Carlos Guevara), 인도네시아 <더 엑스팩터> 시즌 1의 미카 안젤로(Mikha Angelo)도 소화했다.

 

 

 

 

‘Gravity’를 선택한 도전자들에게는 공통점이 보인다. 폭발적인 가창력 이전에 부드럽고 안정된 발성에 몰두했다는 것이다. 이는 오디션의 추세를 반영하기도 한다. 오디션이 대중화되면서 기술적인 보컬리스트보다 따뜻하거나 울림 가득한 표현에 집중하는 새내기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졌고, 그걸 염두에 둔 이들에게 존 메이어의 ‘Gravity’는 더없이 적절한 선곡이 됐다.

 

존 메이어의 ‘Gravity’는 노래에 다가가려는 이들에게 생각보다 많은 것을 요구한다. 장르로 이야기하자면 소울만큼 부담스럽지는 않으며 팝의 기준에서 보자면 난이도와 완성도가 높은 노래다. 게다가 침착하게 진행되는 만큼 세밀하고 점층적인 감정표현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발성으로 노래해야 마땅하다. 말처럼 쉽지는 않아 존 박도 완전한 호평을 이끌어내지는 못했고 버나드 박 또한 유보적인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고되게 노래를 연구하는 동안 그들은 많은 것을 배우고 얻었는지도 모른다. 존 박은 이후 <슈퍼스타K>로 넘어와 어엿한 기성 가수로 성장했고 버나드 박은 어느 순간 심사위원 박진영을 ‘버나드 박 바라기’로 만들어놨다.

 

 

‘Waiting On The World To Change’, 기분 좋아지는 교감의 노래

 

‘Gravity’만큼 사랑받은 노래가 있다. 살랑이는 업 템포의 ‘Waiting On The World To Change’다. <아메리칸 아이돌>에서 특히 강세였는데, 시즌 13의 C.J. 해리스(C.J. Harris)와 샘 울프(Sam Woolf), 시즌 11의 산자야 말라카(Sanjaya Malakar), 시즌 9의 마이클 린치(Michael Lynche), 시즌 7의 데이비드 아출레타(David Archuleta) 등이 노래했다. 뿐만 아니라 호주 <더 엑스 팩터> 시즌 4의 아딜 메몬(Adil Memon)도 불렀다.

 

 

 

 

그들은 대개 가창력을 과시하거나 편곡에 실험을 가하기 전에 완만한 리듬을 타고 멜로디를 전달하면서 청중과 교감하는 일에 집중했다. 모두가 겸손하고 자연스러운 태도로 노래했다. 그게 애초에 노래의 방향이고 노래가 성공한 비결이기 때문이다.

 

 

기타에 집중한 도전자들

 

오디션에서 존 메이어의 곡을 선곡했지만 노래보다는 기타연주에 더 집중한 도전자들도 있었다. 호주 <갓 탤런트> 시즌 4의 타일러 핸더슨(Taylor Henderson)은 존 메이어의 'Man On The Side', <아메리칸 아이돌> 시즌 9의 캐시 제임스(Casey James)는 ‘Daughter’, 시즌 13의 켄지 홀(Kenzie Hall)은 ‘I’m Gonna Find Another You’, 그리고 <슈퍼스타K> 시즌 5의 박재정은 ‘Stop This Train’을 택했다.

 

 

 

 

노래가 다르고 도전자들의 개성이 다른 만큼 해석은 다양했지만, 모두 기타를 들고 나와 연주를 함께 선보였다. 존 메이어 만큼 능란하게 기타를 다룰 수는 없었다. 하지만 연주를 겸한 그들의 노래는 여러 심사위원과 시청자를 미소 짓게 만들었고, 결국 다음 스테이지로 향하는 기회로 이어졌다. 그의 음악은 일종의 텍스트북이기 때문이다. 그의 노래, 작곡, 연주 모두가 교본이 된다. 힘들게 연마한 만큼 좋은 결과가 따른다는 것을 오디션 도전자들이 입증한다.

 

 

세계 오디션의 텍스트북, 존 메이어가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14를 통해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이번 내한 공연은 오디션 도전자들이 사랑한 존 메이어의 기타연주와 가창력을 엿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Writer. 이민희(음악평론가)

음악웹진 백비트(100beat.com)와 네이버 뮤직의 편집인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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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은 봄이요. 봄은 꿈나라'라는 노래 가사도 있지만, 적어도 우리의 하루는 꿈처럼 달콤하지 않다. 일상이란 것을 살고 있는 우리는 언제나 무엇이 필요하고 모자라다. 물질적인 것이 아닌 가슴 속 빈 공간, 그 커다란 물음표 안에 채워질 음악이 필요한 당신에게 5월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14 John Mayer를 통해 내한 예정인 존 메이어의 음악을 추천한다.

 

 

흩날리는 벚꽃 길을 산책하고 싶은 날엔 'Back To You'

Back To You <Room For Squares, 2001>

 

 

 

 

'산책'은 어떤 계절보다, 봄에 가장 잘 어울리는 단어 같다. 봄은 아무리 무딘 사람이라도 특별한 이벤트를 기대하게 만드는 마력을 가졌는데, 봄이라는 필터를 끼우면 매일 보는 거리도 새삼 아름다워 보인다. 모든 것이 다시 보이는 봄에는 잘 길들여진 운동화와 귀에 꽂은 이어폰, 그리고 좋은 음악 하나로 우리 동네는 다른 나라가 되는 마법이 일어난다.


비교적 어린 존 메이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존 메이어의 데뷔 앨범 <Room For Squares>는 넘실거리는 무드로 가득한 음반이다. 이 앨범으로 존 메이어는 새로운 스타의 탄생을 기다리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담백하면서도 새로운 음악을 찾아 다니는 사람들의 욕구를 동시에 충족하며 스타로 떠올랐는데, <Room For Squares>에는 ‘No Such Thing’, ‘Your Body Is A Wonderland’, ‘Neon’ 등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존 메이어의 히트곡들이 다수 포진되어 있다. 언제 들어도 귀가 번쩍 깨는 음반이기에 앨범 한 곡 한 곡이 전부 봄날의 걸음과 잘 어울리지만, 그 중 특히 경쾌한 드럼 소리와 함께 시작하는 ‘Back To You’는 따스한 햇살처럼 생동감이 넘친다.

 

 

시작의 계절, 용기가 필요한 당신에게 전하는 'Clarity'
Clarity <Heavier Things, 2003>

 

 

 

 

봄은 시작의 계절이다. 자신을 다잡고 출발하는 계절이다. 풀린 운동화 끈을 묶고 지난 겨우내 무너진 결심을 새로 세우며, 흐트러진 영혼을 조이고 개운하게 다시 스타트 선에 올라서는 계절이 봄이다. 실로 수많은 일들이 시작되는 만큼 봄이 되면 두려움이 많아지기도 하고, 때로는 무엇인가를 시작하기엔 이미 늦은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잠 못 들기도 한다.


존 메이어의 정규 2집 <Heavier Things>는 소포모어 징크스를 깬 앨범이다. 데뷔 앨범의 성공 이후, 부담감이 컸을 존 메이어가 부담감을 깨끗이 떨쳐버리면서 그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 앨범이기도 하다. <Heavier Things>에 수록된 여러 곡 중에서 ‘Clarity’는 대중에게 ‘인생에 명확한 것은 없지만, 신경 쓰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존 메이어는 노래를 빌어, 살아가며 느끼는 작은 행복들과 현재를 살며 느끼는 순간의 행복에 몸을 뉘이라고 한다. 흔하고 뻔하다고 웃어넘기기엔 그의 목소리가 거품 없이 솔직하고 담백하게 다가와 듣는 이에게 용기를 심어준다.

 

 

힐링이 필요한 날, 위로가 되어주는 음악 'Covered In Rain'
Covered In Rain <Live Album 'Any Given Thursday', 2003>

 

 

 

 

세상에는 위로가 가득하다. 힐링과 관련된 도서가 북새통을 이루고 당신의 지친 마음을 안아주겠다는 문구가 넘쳐난다. 하지만 정작 진짜 자신의 진심을 알아주는 사람은 흔치 않고 나 자신을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이들, 아니 나 자신이 지친 것조차 모르는 이들이 이 세상엔 훨씬 많다.

 
‘Covered In Rain’은 존 메이어가 2003년에 발표한 라이브 앨범 <Live Album ‘Any Given Thursday’>에 수록된 곡으로 정규 앨범엔 들어있지 않은 미발표 곡이다. 근 10분에 달하는 트랙 속에서 존 메이어는 화려한 기타연주를 선보이며, 세포 끝까지 물기가 차오르는 무드로 곡을 이끌어간다. 마치 듣는 이의 마음을 비 오는 거리 한가운데로 밀어 넣기라도 하듯이. 그러나 비가 오면 다음 날은 맑게 개이기 마련이다.

 

 

사랑에 흔들리는 밤, 'I Don’t Trust Myself (With Loving You)'
I Don`t Trust Myself (With Loving You) <Continuum, 2006>

 

 

 

 

달콤한 것만이 사랑은 아니다. 사랑은 사실 지긋지긋하고 대부분 일상적이지만 그럼에도 사랑에 빠진다. 상대가 어떻게 생각할까 조마조마하면서 하루에도 열두 번씩 천국과 지옥의 문을 연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사랑을 시작했다는 사실에 놀라워한다. 2003년에 이어 3년 만에 발매된 존 메이어의 정규 3집 앨범 <Continuum>에는 이런 당신의 맘과 비슷한 곡이 있다. 이 앨범에선 ‘Waiting On The World To Change’나 ‘Belief’처럼 존 메이어의 사상을 엿볼 수 있는 노래부터 ‘Gravity’처럼 되직한 사랑의 노래까지 전 세계적으로 사랑 받았다. 물론 그래미의 남자라는 칭호처럼 존 메이어는 2007년 <Continuum> 앨범으로 ‘최우수 팝 보컬 앨범(Best Pop Vocal Album)’ 상을 거머쥐었다.

 

지금 소개하는 ‘I Don`t Trust Myself (With Loving You)’는 귀에 착 달라붙어 깊은 곳에 있는 은밀한 감정을 건드리고 흔드는 곡이다. 직설적인 '사랑한다'는 말보다 '당신을 사랑하는 나를 믿을 수 없다'는 말에 여자는 훨씬 설렌다. 지금 당장 사랑을 바라는 당신에게 은은하게 사랑을 속삭이는 이 노래를 추천한다.

 

 

휴식이 필요할 때, ‘Speak For Me’
Speak For Me <Born And Raised, 2012>

 

 

 

 

휴식을 즐기는 방법은 개인마다 천차만별이겠지만 공통되는 점이 한 가지 있다. 누구에게도 방해 받고 싶지 않다는 것. 하지만 바란다고 당장 손에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그럴 때 우리는 종종 음악을 듣는다. 음악은 가장 짧은 여행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2012년에 발매된 존 메이어의 다섯 번째 스튜디오 앨범 <Born And Raised>는 블루스를 기반으로 한 멜로디와 평화롭고 따스한 가사, 컨트리 적인 색감으로 듣는 이의 마음 온도를 높인다. 존 메이어는 이 앨범에서 젊음으로 들어찼던 열기는 좀 덜고 거장들의 손을 빌려 무게를 실었다. 롤링 스톤즈(The Rolling Stones)와 B.B.킹(B.B.King), 밥 딜런(Bob Dylan) 등 최고의 이름들과 함께 작업한 프로듀서 ‘돈 워스(Don Was)’가 존 메이어의 <Born And Raised>의 공동 프로듀서에 이름을 올렸다. 뿐만 아니라, 음악을 깊게 들어봤을 분이라면 한 번쯤 명성을 들어봤을 최고 연주자들의 이름도 존 메이어의 앨범에서 확인할 수 있다.

 

<Born And Raised>를 발매하고 새 앨범에 관해 소니뮤직과 인터뷰를 하던 중, 존 메이어는 가끔 자신이 얼마나 깊은 곳까지 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마치 탐험을 하는 것처럼 말이다. ‘Speak For Me’를 듣다 보면, 존 메이어의 말을 믿고 훌쩍 탐험가처럼 배낭 하나 메고 떠나고 싶어진다.

 


다양하고 복잡한 사람의 감정을 맘대로 조율하는 뮤지션이 세상에 얼마나 있을까. 존 메이어의 음악은 당신의 모든 일상에 배경 음악이 되어 당신의 감정을 조율한다. 그는 젊고 영민하며 무엇보다 좋은 노래를 만들고 부른다. 음악을 만듦에서도, 음악을 들음에서도 굳이 복잡할 필요는 없다. 존 메이어의 음악은 대부분 옳다. 단순하지만 섬세하게, 사람의 마음을 토닥이는 존 메이어. 이제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14 John Mayer에서 내 삶의 배경음악이 되어주는 존 메이어의 음악을 듣는 일만 남았다.

 

 

 

Writer. 윤설야(방송작가)

 

모든 음악은 사람처럼 다 태어난 이유가 있다고 믿는 또 한 명의 음악애호가
청춘과 낭만이란 키워드에 집착하며 '어떻게 노는 것이 잘 노는 것인지' 궁리하는 것이 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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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메이어는 확실히 ‘훈남’이다. 그의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그를 처음 본 사람들은 일단 잘생긴 외모에 먼저 시선이 끌린다. 하지만 존 메이어가 정말 대단한 이유는 그 다음에 있다. 그는 기타를 정말 잘 가지고 노는 아티스트다. 존 메이어처럼 잘 생긴 싱어송라이터는 많지만 존 메이어처럼 기타를 가지고 노는 싱어송라이터는 없다. 그게 존 메이어가 특별한 이유다. 

 

 

어린 시절 슈퍼스타는 마이클 잭슨 그리고 폴리스

 

 

Michael Jackson (출처: Michael Jackson 공식 홈페이지), The Police (출처: The Police 공식 홈페이지)

 

 

첫 번째 앨범을 발표한 뒤, 그는 엘튼 존(Elton John)과의 인터뷰에서 어릴 때 라디오에서 듣던 모든 아티스트들의 음악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부터 폴리스(The Police)에 이르기까지, 대중적인 팝부터 연주력이 출중한 밴드에 이르는 스펙트럼이 존 메이어의 음악적 범위를 넓히는데 영향을 줬다는 얘기다.

 

그도 그럴 것이 존 메이어가 성장기를 보낸 때는 아직 미국의 음악 산업이 팝으로 재편되기 전이었고 인터넷 같은 건 없었으며 <아메리칸 아이돌>같은 TV 쇼도 등장하기 전이었다. 77년생, 그러니까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접점에서 양쪽을 모두 경험한 세대로서 그의 음악적 스펙트럼은 오히려 아날로그 쪽에 가까웠던 것 같다.

 

 

 

 

존 메이어는 마이클 잭슨의 추모 공연에서 헌정 기타연주를 선보인 적이 있다. 이를 계기로 한국 팬들에게 더욱더 유명세를 타게 되었는데, 그의 일렉기타 연주는 음악적 영감을 준 마이클 잭슨에게 마지막으로 감사인사를 전하는 것만 같았다. 존 메이어의 음악이 마이클 잭슨의 음악성향과 동일하다고 보긴 어렵지만 분명 존 메이어가 당대 최고의 스타였던 마이클 잭슨, 폴리스의 음악을 들으며 아티스트의 꿈을 키워나간 것은 확실해 보인다. 

 

 

 메이어 음악의 방향을 찾아준 블루스 거장

 

블루스 연주자들, 그 중에서도 ‘쓰리 킹’이라 불리는 B.B킹(B.B.King), 알버트 킹(Albert King), 프레디 킹(Fred King)은 존 메이어의 음악 스타일을 본질적으로 바꿔놓았다. 그래미의 최우수 남성 팝 보컬 퍼포먼스(Best Male Pop Vocal Performance) 부문을 수상한 2001년 데뷔작부터 존 메이어 최고의 앨범으로 언급되는 2006년의 <Continuum>까지, 그의 음악은 주로 어쿠스틱 포크 성향의 곡들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Neon' 같은 곡은 그를 ‘기타를 가지고 놀 줄 아는 음악가’로 여기게 만들다. 하지만 그는 블루스 연주자들을 만난 이후에는 자유자재로 기타를 매만지며 다채로운 소리를 만들어 내기보다 기타의 근원적인 깊이를 파고드는데 집중했다.

 

 

Buddy Guy와 B.B.King (출처: Dailypress)

 

 

존 메이어는 에릭 클랩튼(Eric Clapton)과는 'Back Home'과 Crossroads Guitar Festival에서, 버디 가이(Buddy Guy)와는 ‘Bring 'Em in'에서 조우했고, B.B.킹과는 ‘80'을 녹음했다. 많은 사람들이 추측건대, 2005년을 전후로 B.B.킹이나 버디 가이, 에릭 클랩튼 같은 정상급의 기타 연주자들과 협연을 했던 경험은 존 메이어에게 중요하게 작용했던 것 같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존 메이어의 연주는 점차 블루스적인 방향으로 선회했기 때문이다. 특히 정상급 연주자들과 협연을 펼친 후 발매한 세 번째 정규 앨범 <Continuum>은 그동안 갈고 닦은, 어쩌면 숨어있었을지 모를 그의 재능이 만개한 순간이었다. 시종일관 블루지한 사운드가 지배하는 이 앨범은 그를 스티비 레이 본(Stevie Ray Vaughan), 지미 헨드릭스(Jimi Hendrix), 에릭 클랩튼을 잇는 현 시대 최고의 기타리스트라고 평가하게 만들었다.

 

 

Stevie Ray Vaughan (출처: Rolling Stone)

 

 

존 메이어 스스로도 자신은 스티비 레이 본의 광팬이라 밝혔는데, 스티비 레이 본은 블루스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기타리스트로 카랑카랑한 펜더 특유의 기타 톤에 알버트 킹으로부터 영향 받은 그루브 넘치는 비브라토와 밴딩을 결합해 굉장히 독특한 음색을 만들어낸다. 스티브 레이 본과 존 메이어의 연주를 순서대로 들으면 존 메이어 역시 적재적소에 비브라토와 밴딩 주법을 사용하면서 그 느낌을 재현할 뿐 아니라 존 메이어만의 개성을 찾아내고 있다는 걸 감지할 수 있다. 존 메이어 특유의 카랑카랑하면서도 블루지한 기타 톤은 이펙터와 앰프를 조합하며 찾아낸 실험의 결과이기도 하다. 그래서 존 메이어의 음악을 듣거나 공연을 보게 된다면 그가 어떤 기타로 어떤 소리를 뽑아내는지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존 메이어의 음악에 재즈를 가미한 존 스코필드허비 행콕

 

블루스의 길로 깊이 빠져들었던 2005년, 존 메이어는 정상급의 기타 연주자들뿐 아니라 존 스코필드(John Scofield)허비 행콕(Herbie Hancock) 같은 재즈 뮤지션과도 함께했다. 그는 재즈 뮤지션들과 함께 투어를 하기도 했고, 협연을 펼치기도 했다.

 

 

John Scofield (출처: MIM MUSIC THEATER), Herbie Hancock (출처: Rolling Stone)

 

 

존 메이어는 존 스코필드와 ‘That's what I say'를 녹음했다. 존 스코필드는 존 메이어와 같은 버클리음악대학 동문이기도 한데, 재즈 기타리스트 팻 메스니(Pat metheny), 빌 프리셀(Bill Frisell)과 함께 80-90년대 재즈계가 주목하는 3대 기타리스트 중 한 명으로 추앙 받는다. ‘기타의 방랑자’라는 별명을 가진 존 스코필드는 모던재즈의 정공법을 기본으로 하여 실험적인 변주를 한다. 무한한 도전을 일삼는 존 스코필드와 함께하며, 존 메이어는 아마 블루지한 사운드와 실험적인 연주의 균형을 찾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존 메이어와 투어를 함께한 또 다른 재즈 뮤지션 허비 행콕은 피아니스트이자 밴드리더이고 또 작곡가이다. 그는 ‘재즈계의 카멜레온'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데, 그의 천재성은 어릴 적부터 돋보였다고 한다. 허비 행콕은 7살에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해 11살에는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했다. 그리고 40년이 넘게 재즈 뮤지션으로 활동하며 정통 재즈부터 재즈 퓨전에 이르기 까지 폭넓은 음악 세계를 선보였다. 존 메이어는 허비 행콕의 70세 기념음반 <Possibilities>에 다수의 아티스트들과 함께 참여했다. 그는 ‘Stitched Up'의 피처링을 맡았는데, 이 곡은 2005년에 발표된 곡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또 존 메이어는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 허비 행콕과 함께 Onstage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Onstage 무대는 스티비 원더의 <Song in the Key of Life>를 재구성한 무대였는데, 허비 행콕과 존 메이어가 스페셜 게스트로 출연해 큰 호응을 받았다.

  

재즈아티스트들과 함께한 시간은 존 메이어의 기타연주를 풍요롭게 만들었고, 그의 블루스 성향을 더욱 짙게 하였다. 오늘날 재즈성향이 가미된 그의 연주는 세계적인 재즈 뮤지션과 함께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함께여서 더 좋은 존 메이어 트리오

 

존 메이어는 2005년 동아시아 쓰나미의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성금 모금 콘서트에서 존 메이어 트리오를 결성했다. 존 메이어 트리오에는 스티브 조단(Steve Jordan)피노 팔라디노(Pino Palladino)가 멤버로 있다.

 

 

John Mayer Trio (출처: SOUND CHECK MUSIC)

 

 

드러머인 스티브 조단은 새러데이 나잇 라이브(Saturday Night Live) 밴드 세션으로도 활동했고, 블루스 브라더스와 에릭 클랩튼의 투어 세션이기도 했던 인물이다. 스티브 조단은 애초에 존 메이어와 단 둘이 밴드를 결성했다가 좀 더 좋은 연주를 위해 베이시스트인 피노 팔라디오를 섭외해 존 메이어 트리오를 완성시켰다.

 

줄스 홀랜드 쇼의 세션을 맡기도 했던 피노 팔라디노는 2000년 이후부터 제네시스(Genesis)와 제프 백(Jeff Beck), 데이비드 길모어(David Gilmour), 아델(Adele) 등 레전드부터 록스타에 이르는 폭넓은 음악가들과 작업한 인물이다. 존 메이어 트리오는 존 메이어의 관능적이면서도 남성적인 피치가 돋보이는 블루스 기타연주를 중심으로 근사한 콤비네이션을 보이고 있다.

 

 

 

 

존 메이어의 음악 실력은 존 메이어 트리오를 만난 이후로 급성장했다. 2006년 빌보드 앨범차트 2위를 기록하며 2007년 제49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팝 보컬 앨범(Best Pop Vocal Album)’ 부문을 포함한 두 개 부문을 수상한 정규 3집 앨범 <Continuum>이 그 성과라 할 수 있다. 2006년 이후에 발표한 존 메이어의 음반들은 모두 이 앨범의 연장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는 존 메이어를 블루스와 팝의 경계에서 나름의 성과와 성취를 거둔 싱어송라이터로 만들었다. 

 

그의 음악은 쉬우면서도 복잡하고, 복잡하면서도 익숙하다. 또 그의 음악은 팝과 블루스의 경계에 있다. 무엇보다 그는 기타를 독특하게 재해석하는 연주자인 동시에 매혹적인 리프와 멜로디를 쓰는 싱어송라이터다.

 

존 메이어의 사용법은 존 메이어의 기타에 집중하라는 명령문으로 수렴된다. 어떤 사람은 그를 존경하게 될 것이고 어떤 사람은 그를 질투하게 될 것이다. 어느 쪽이든 당대의 기타 꿈나무들에게 영향을 주리라는 점에서, 존 메이어는 과거보다 현재에, 현재보다는 미래에 훨씬 더 많은 가치를 가진 싱어송라이터이며 동시대 음악의 역사를 꾸준히 업데이트하고 있는 음악가다.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14 John Mayer에서 존 메이어는 또 하나의 역사를 기록할 것이다. 이번 내한공연이 그의 음악역사의 어떤 영향을 미칠지 무척 궁금해진다.


 


 

Writer. 차우진

 

대중음악 웹진 [weiv]  에디터. [청춘의 사운드] 저자

여러 매체에 음악을 비롯해 대중문화 전반에 대한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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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토탈 세일즈 2,000만장, 석장의 빌보드 넘버원 앨범과 일곱 개의 그래미를 수상한 천재 기타리스트, 그리고 싱어송라이터가 바로 존 메이어다. 내성적인 가사와 정감 있는 멜로디를 지닌 그의 악곡, 우수에 찬 목소리, 그리고 무엇보다도 영혼을 흔드는 기타 연주는 너무나 쉽게 수많은 이들을 매료시켰다.

 

  

John Mayer (출처: Billboard)

 

 

기타의 神 존 메이어가 온다

 

2007년도 2월호 롤링스톤(Rolling Stone) 지는 레드 핫 칠리 페퍼스(Red Hot Chili Peppers)의 존 프루시안테(John Anthony Frusciante), 데렉 트럭스(Derek Trucks)와 함께 존 메이어를 '새로운 기타의 신(The New Guitar Gods)'으로 선정하면서 현 시대 가장 중요한 기타연주자로 지목한다. 30세 이전에 자신만의 시그니처 기타 모델을 양산해낼 수 있는 기타리스트는 극히 드물다는 것을 감안하면 존 메이어는 21세기 기타 키드들에게 있어 상징적인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수많은 기타전공 학생들과 어린 블루스 기타리스트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어 온 존 메이어의 라이브가 마침내 국내에서도 성사될 예정이다. 가까운 일본에는 몇 번 다녀갔던 것에 비해 처음 있는 내한공연인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14 John Mayer를 통해 비로소 존 메이어 팬들의 갈증이 풀어지게 됐다. 훌륭한 연주자인 만큼 라이브에서 유독 그의 능력이 발휘되곤 했는데 개인적인 욕심이라면 최강의 리듬 섹션 연주자들인 피노 팔라디노(Pino Palladino), 스티브 조던(Steve Jordan)과 함께했던 ‘존 메이어 트리오’ 시기의 라이브 또한 직접 눈으로 보고 싶기도 하다. 비록 이번 투어에는 존 메이어 트리오가 동행하지 않지만, 보통 한 두 명의 기타 테크니션과 같이 다니는 타 뮤지션들과 비교해 볼 때 세 명의 기타 테크니션이 내한할 예정이라고 하니 존 메이어 팀이 기타 셋팅이나 사운드에 얼마나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지 짐작할 만 하다.

 

이번 내한공연은 통산 여섯 번째 정규앨범인 <Paradise Valley>가 발매된 이후 진행되는 터라, 사려 깊으면서도 구수한 그의 음악들이 과연 어떤 방식으로 무대 위에서 재연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이번 공연은 2012년 무렵 두 차례에 걸친 성대수술을 극복한 이후 진행되어 더욱 의미 있는 퍼포먼스가 될 예정이다.

  

 

존 메이어의 다채로운 손맛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2013년도 하반기에 진행했던 투어에서는 신작 <Paradise Valley>의 컨셉을 고스란히 무대 위에 적용시켜내기도 했다. 무대배경에는 앨범 커버에서 볼 수 있는 바위산과 드넓은 자연환경으로 구성된 화면을 장식해 놓았는데 이는 웅대한 미국 대륙이 가진 자연의 힘, 그럼에도 수수한 존 메이어의 음악을 백업해주는 역할을 해냈다. 지금 그가 집중하고 있는 자연 친화적 성격의 음악들을 고스란히 이미지화 해낸 셈이다.


 

John Mayer (출처: Urban Christian News)

 

 

존 메이어가 주조해낸 매끈한 팝송의 매력에 빠진 여성 팬들은 물론, 다수의 기타 키드들 또한 공연장을 가득 메울 것으로 예상된다. 여전히 존 메이어는 자신의 헤비 레릭된 블랙원, 그리고 SRV 시그니처를 비롯한 스트랫 류를 기본기타로 사용하고는 있지만 최근 들어서는 텔레캐스터나 듀센버그, 알렘빅, 심지어는 에피폰 카지노 같은 기타 마저 투어에서 이용하기도 했다. 특히나 버터스카치 블론드 텔레캐스터를 맨 채 긴 머리띠를 묶고 연주할 때는 마치 브루스 스프링스틴(Bruce Springsteen) 처럼 보일 지경이다. 아무튼 다채로운 손맛을 직접 감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하겠다.

  

 

톰 페티, 에릭 클랩튼의 커버 레퍼토리도 함께

월드투어에서는 최근 앨범에 수록된 곡들은 물론 초창기 히트 곡인 ‘Your Body is a Wonderland’, ‘Neon’ 같은 노래들을 자신의 마틴(Martin) 시그니처 모델 어쿠스틱 기타로 혼자 연주하며 노래하기도 했다. 자주 공연하게 되는 북미지역에서는 사실 초기 곡들의 라이브를 거의 하지 않고 있는 추세인데 유럽이나 남미 등 비교적 자주 가지 못하는 지역에서는 이런 식으로 초기 히트곡들을 온화한 어쿠스틱 기타연주와 함께 완수해내곤 했다. 최근에는 톰 페티(Tom Petty), 에릭 클랩튼(Eric Clapton) 등의 커버 곡들을 항상 포함시키기도 하는데 이번에는 과연 어떤 커버 곡을 연주해줄지 또한 궁금하다. 그의 커버 레퍼토리는 이따금씩 랜덤으로 바뀌곤 한다.

 

  

 

 

 

한동안 매 공연의 마지막은 언제나 짙은 블루스 곡인 ‘Gravity’로 마무리 짓곤 했다. 특히 곡 막바지의 현란한 기타 솔로는 언제나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곤 했는데, 기타를 무대바닥에 내려놓은 채 마치 페달 스틸기타 마냥 엎드려서 지판을 짚고 연주하는 등의 변칙적인 연주행태를 보여주기도 한다. 특히 작년 9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Buenos Aires)에서의 ‘Gravity’ 라이브 시에는 꽤나 흥미로운 퍼포먼스를 펼쳐내면서 팬들 사이에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한창 공연이 진행 중일 무렵 관객석에서 한 팬이 자신의 기타를 무대 위로 올리자 이를 건네 받은 존 메이어가 팬의 기타에 잭을 꼽고 즉석으로 솔로연주를 한 뒤 사인을 하고 돌려준 훈훈한 기행을 펼쳤던 것이다. 그 어떤 기타를 연주해도 존 메이어의 손맛은 여전했는데 존 메이어의 팬, 그리고 기타 키드들한테는 꽤나 뭉클한 광경이었을 것이다. 

 

 

새로운 시대를 여는 기타 히어로 

 

무심결에 흥얼거리게끔 만드는 따뜻한 팝 곡들과 소울풀한 기교로 가득한 블루스 연주, 그리고 최근 두 장의 레코드에서 확인 가능했던 미국 남부의 서던 록 컨트리 풍의 사운드를 한번에 즐길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될 것이다. 어느덧 10년 이상의 커리어를 진척시켜나가고 있는 그의 족적을 곱씹어보는 와중에 우리는 한 아티스트의 비범한 성장 과정을 순차적으로 목격하게 된다. 존 메이어는 '현 세대'라는 색안경을 벗고 인식했을 때도 여전히 어떤 천부적 재능 같은 것을 엿볼 수 있고 폭 넓은 세대를 사로잡을만한 노래, 그리고 연주활동을 통해 자신만의 바운더리를 성공적으로 유지, 확장시켜 나가고 있다.

 

  

John Mayer (출처: Billboard)

 


이번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14 John Mayer 공연에서는 라이브 특유의 현장감을 통해 존 메이어의 세계관을 여실히 즐길 수 있겠다. 존 메이어의 은은한 노래, 그리고 농도 짙은 솔로리드를 받쳐주는 철벽의 리듬 섹션과 코러스를 바탕으로 이 소리들은 누군가에겐 어떤 영적 체험 비슷한 감정을 선사해낼지도 모를 일이다. 과거 성대수술로 인해 투어를 취소하기도 했던 존 메이어였고 이런 시련을 극복해낸 그는 결코 이전의 명성에 뒤처지지 않는 수준 높은 기타연주 중심의 블루스를 통해 새로운 세대를 열광시켜낸 3대 기타리스트 중 하나임을 다시금 증명해내고 있다. 이제 막 거장으로 발돋움하려는 이의 연주를 눈앞에서 지켜볼 수 있는 경험은 분명 흔치 않다. 

 

 


 

Writer. 한상철

 

불싸조라는 밴드에서 기타를 치며 이런저런 글을 쓰고 있다. 취미는 피구와 우표수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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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존메이어 2014.04.29 16:34 신고

    설마 존메이어 콘서트때 따라부르는 사람은 없겠지?...

현대카드 패션위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