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콘서트 21 CITYBREAK 2014' (69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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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2015.10.28 10:18

    비밀댓글입니다

  2. addr | edit/del | reply 2015.11.11 00:50

    비밀댓글입니다


소리 지르는 네가, 음악에 미치는 네가 챔피언이라면, 상암벌에는 수많은 챔피언들이 있었다. 진정 즐길 줄 아는 이 나라의 챔피언들이었다. 양일간의 헤드라이너는 비록 해외 음악가들이었지만, 국내의 음악가들도 그에 못지않게 많은 인기를 모았다. 넬(Nell), 이적 등은 헤드라이너 부럽지 않게 많은 관객 앞에서 노래하고 환호를 이끌어냈다. 싸이(PSY)도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그 가운데 한 명이었다.





로커의 꿈


농담처럼 싸이의 내한공연이란 말을 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싸이의 출연을 두고 다소 논란이 있었다. 뮤직 페스티벌을 곧 록 페스티벌로 이해하는 이들로 인해 생긴 오해이자 논란이었다. 이를 의식한 듯 싸이는 밴드 편성으로 무대에 올랐다. 새로운 세션으로 색다른 맛을 전해줌과 동시에 원곡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부분들은 그대로 가져가는 편곡 방식을 취했다. 싸이의 노래에서 화끈한 기타 솔로를 듣는 것도 이색적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38살이 된 지금까지도 로커의 꿈을 꿔왔다는 이 월드 스타는 시티브레이크 무대를 통해 어느 정도 그 꿈을 이울 수 있었다.


정규 새 앨범이 나와 봐야 알 수 있는 일이겠지만 공연을 앞두고 스눕 독(Snoop Dogg)과 먼저 공개한 싱글 'Hangover'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래서일까. 세트리스트에는 이 노래가 빠져있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공연을 가장 잘하는 가수 가운데 하나로 정평이 나있는 싸이는 여전히 건재한 상태다. 월드스타나 해외진출 같은 거창한 수사를 빼더라도 그는 여전히 수만의 관객을 들었다 놨다 할 수 있는 쇼의 주인공이었다.





놀 줄 아는 가수와 놀기 위해 온 관객

 

공연을 보면 볼수록 히트곡이라는 것에 대한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공연에서 히트곡의 존재 유무는 정말 중요하다. 그 노래를 어느 지점에 놓고 어느 순간에 터뜨려야 하는지 그 흐름을 짜는 것 역시 아티스트의 역할이다. 그럼 점에서 싸이는 무척이나 편안했을 것이다. 그에게는 조금 과장해서 제목만으로도 관객들을 뛰어놀 수 있게 할 만한 히트곡이 여럿이었다. '챔피언'으로 포문을 연 그는 그곳에 모인 많은 이들을 챔피언으로 만들었다. 경기장은 물론이고 좌석을 가득 채운 이들이 소리를 질렀고 음악에 미쳤다. 또 한 번 싸이는 편안했을 것이다. 소리를 지르라면 지르고, 뛰라면 뛰는, 공연을 즐기기 위해 온 수많은 관객들이 그의 앞에 있었다.


싸이는 쉴 틈 없이 관객을 선동하고 호응을 이끌어냈다. 아마도 그가 공연을 하며 가장 많이 했던 말은 "소리 질러!"였을 것이다. '챔피언'으로 시작한 공연은 '연예인', '새', 'Right Now', '낙원', '강남스타일' 등의 히트곡을 곳곳에 배치해놓고 관객들을 열광케 했다. 중년 관객들도 곳곳에서 보였는데 전 연령대에서 이런 큰 호응을 얻은 음악가는 시티브레이크 출연진을 통틀어서 싸이가 독보적이었다. 관객들을 소리 지르고 뛰게 하다가도 '낙원' 같은 노래에서 잠시 쉬어가며 관객들과 편안한 합창의 시간을 갖는 싸이의 모습은 역시 무척이나 능숙해 보였다.




여전히 한국을 대표하는 가수로

 

편곡이나 연주도 흥미로웠는데 이번 페스티벌 무대를 위해 주로 록 밴드 편성으로 무대를 꾸렸지만 그렇다고 싸이의 음악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맛을 빼놓지는 않았다. 가령 '강남스타일'은 그 인상적인 인트로를 그대로 가져가면서 거기에 밴드의 연주를 입혔다. 다수의 댄서들이 무대에 오른 것은 물론이다. 록 밴드와 안무 팀이 함께 무대에 올라 춤을 추고 연주를 하는 독특한 장면이 무대 위에서 펼쳐졌다. 





'강남스타일'과 앙코르 곡으로 이어지는 무대가 이번 공연의 하이라이트였다. 시간이 좀 흘렀지만 말춤은 여전한 위력을 갖고 있었다. 경기장 안에 서있던 관객은 물론이고 좌석에 앉아있던 관객까지도 모두 말춤 행렬에 동참했다. 앙코르로 부른 가요 메들리는 공연장에서 싸이의 장점을 극대화시켜 보여주는 것 같았다. '붉은 노을'-'그대에게'-'여행을 떠나요'로 이어지는 국민응원가 수준의 메들리는 열기의 정점을 찍었다. 그는 노래를 잘하는 가수는 아닐 수도 있지만, 남의 노래를 천연덕스럽게 마치 자신의 노래인양 부르며 원곡의 주인공들이 부럽지 않은 환호를 받고 합창을 이끌었다. 이 친숙함이야말로 싸이의 큰 장점일 것이다. 그가 또 한 번 월드스타의 자리에 오를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친숙함과 천연덕스러움을 가지고 그는 계속해서 한국을 대표하는 가수로, 공연을 즐겁고 뜨겁게 만드는 가수로 롱런할 것이다.





Writer. 김학선

인터넷 음악방송국 '쌈넷' 기자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웹진 '가슴' 편집인, 한겨레신문 대중음악 담당 객원기자로 일했다.

현재는 웹진 '보다' 편집장, 웹진 '백비트' 편집위원,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EBS '스페이스 공감' 기획위원, 네이버 '온스테이지' 기획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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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uperseries.kr 슈퍼시리즈 2014.11.12 14:4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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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uperseries.kr 슈퍼시리즈 2014.11.17 11:1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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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uperseries.kr 슈퍼시리즈 2014.11.19 09:5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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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addr | edit/del | reply 홀길 2015.01.06 04:57 신고

    ㅇㅇㅇㅇㅇ


독자적인 관록으로 무장한 꽉찬 안정감: Hoobastank


과거 몇 차례 성공적인 내한공연을 완수해냈던 포스트-그런지 밴드 후바스탱크(Hoobastank)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안정감 있는 사운드를 들려주면서 팬들의 기대치에 부응해내는 공연을 펼쳤다. 데뷔작은 2001년도에 나왔지만 데뷔연도는 1994년이니 어느덧 이들도 결성 20주년을 맞이하는 셈이다. 당일 헤드라이너였던 데프톤즈(Deftones)보다도 더 많은 수의 관객이 모였다는 얘기도 있듯 후바스탱크에 대한 한국 팬들의 충성도를 확인할 수 있는 현장이었다.





격렬한 첫 곡 ‘Just One’에서부터 팬들에게 뛰어노는 분위기를 제공했다. 댄서블한 비트의 ‘Inside of You’, 그리고 시원한 질주감이 두드러지는 ‘Same Direction’과 90년대 풍 리프를 작렬시켜낸 헤비니스 트랙 ‘Remember Me’를 마친 이후 다시금 모두에게 뛸 것을 요청하면서 <Fight or Flight>의 연주를 펼쳐나간다. 이 노래를 기억하느냐고 관객들에게 질문한 이후에는 감성적인 뉴 메탈 트랙 <Running Away>를 시작하며, 감정에 호소하는 파워발라드 <First of Me>, 공격적인 리프의 <Pieces>를 끝마친 후에는 땀을 뻘뻘 흘리며 오늘 날씨가 참 덥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발라드 곡 <Slow Down>과 격렬한 <This is Gonna Hurt>를 연결 지어내면서 공연 내내 이런 방식의 완급조절을 유지해나간다.


이들의 커리어에 있어 어떤 정점과도 같은 곡이었던 <The Reason>에서는 어김없이 관객들의 떼창이 이어졌다. 이미 전주가 흘러나올 때부터 관객들은 거센 환호로 곡을 맞이했는데 이처럼 노래의 호불호와는 상관없이 이런 떼창과 환호를 공연장에서 경험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The Reason] 앨범에 수록됐던 <Out of Control>, 그리고 초창기의 격렬함을 그대로 리콜시켜낸 데뷔작의 히트넘버 <Crawling in the Dark>로 공연을 종결짓는다. 





비정상적인 무대연출 같은 것을 배제한 채 오직 음악 그 자체에만 몰두하는 퍼포먼스를 구성해냈다. 앞서 언급했던 대로 헤비한 리프의 곡들과 멜로우한 곡들을 훌륭하게 조화시켜내면서 공연의 흐름을 만들어나갔다. 메탈 풍의 곡과 미드 템포 발라드는 별개로 훌륭했고 이런 성실한 공연내용으로 인해 지루해할 틈이 없었다. 후바스탱크가 이미 어느 정도 궤도에 도달해냈음에도 놀랍게도 여전히 최선을 다하고 있는 밴드라는 사실을 고스란히 입증해낸 무대였다.



도시의 무더위를 억제하는 영혼의 치유제: Spiritualized 


드디어 스피리튜얼라이즈드(Spiritualized)를 한국에서 보게 됐다. 과거처럼 큰 규모 편성의 투어를 하지 않는 편이었지만 오히려 더욱 노래 본연에 집중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밴드는 과거 몇몇 해외 투어에서도 현지인을 코러스로 투입해내곤 했는데 마찬가지로 이번 내한 공연에서도 한국인으로 구성된 여성 코러스 멤버들을 섭외해냈다. 스피리추얼라이즈드의 브레인 제이슨 피어스(Jason Pierce)는 언제나 그렇듯 흰색 티셔츠와 흰 바지를 입고 있었고 그를 제외한 다른 멤버들은 위아래로 검은 옷을 맞춰 입었다. 제이슨 피어스가 준비된 의자에 앉았고 그간 라이브 영상에서만 봐왔던 빨간색 텔레캐스터 씬라인 기타를 손에 집어 들었다. 





단순한 코드웍으로 일관하면서도 스피리튜얼라이즈드의 장점이 최대한으로 두드러진 ‘Here It Comes (The Road, Let's Go)’로 공연이 시작된다. 비교적 최근작인 [Sweet Heart Sweet Light]에 수록된 로큰롤 넘버 ‘Hey Jane’을 연이어갔고 체념의 가스펠 튠 ‘Lord Let It Rain On Me’, 그리고 밴드 최고의 걸작 [Ladies And Gentlemen We Are Floating In Space]에 수록된 사이키델릭 잼 ‘Electricity’가 라이브로 터져 나오면서 사람들에게 황홀한 현기증을 안겨줬다. 경건한 초반부와 흥분으로 가득한 후반부의 대비가 인상적인 ‘Shine a Light’에서는 기타리스트 도겐(Doggen)의 슬라이드 바 연주가 돋보였으며, 도겐의 재즈마스터 기타로 연주되는 질주감으로 가득한 ‘Cheapster’, 그리고 <MC5>의 원곡 자체보다도 널리 애호되고 있는 ‘Come Together’를 끝으로 이 영국산 싸이키델리아가 종료된다.





아무래도 연륜이 쌓인 지라 굉음의 로큰롤보다는 평온한 기운을 유지해내려는 듯 보였다. 우울증이 감지되는 아름다운 멜로디와 함께 차분하게 전개되는 통제된 굉음은 듣는 이들의 뇌리 속에 짙은 여운을 남겨내고야 만다. 그 흔한 멘트 한마디 없이 공연을 전개해나갔지만 그럼에도 공연 내내 어떤 이상한 행복감이 소용돌이쳤다. 다른 차원의 경험이다.



새로운 시대를 여는 쿨한 암흑의 네오 소울: The Neighbourhood


거두절미하고 네이버후드(The Neighbourhood)의 공연은 이번 <현대카드 CITYBREAK 2014>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만족했던 퍼포먼스 중 하나였다. 과하다 싶을 정도의 딜레이 이펙팅, 그리고 특유의 어두운 멜로디와 무드는 공연 당시 스산하게 불었던 뜨거운 바람과도 썩 잘 어울리는 편이었다. 음산한 신시사이저 루핑이 장내에 울려 퍼지고 밴드가 모습을 드러냈다. 한가지 흥미로웠던 점은 과연 어둠의 전령답게 과거 이들의 라이브 영상이나 TV쇼에 출연했을 당시의 방송분처럼 중계화면을 내내 흑백으로 유지시켜냈던 것이었다. 첫 곡 ‘Silver’로 한국 관객들을 위협한 이후 격정적인 재즈마스터 기타 트레몰로 연주가 돋보였던 ‘Female Robery’, 그리고 <포티스헤드(Portishead)>의 ‘Glory Box’를 연상케 하는 무거운 베이스라인의 ‘Baby Came Home’ 역시 인상적인 대목이었다.





‘W.D.Y.W.F.M.’이 불려질 무렵에는 사람들에게 연속되는 “What”의 떼창을 유도해냈는데 꽤나 멋진 광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릴 웨인(Lil' Wayne)의 ‘A Milli’를 재치 있게 샘플링해냈던 ‘Jealosy’에서는 색소폰 샘플이 끈적한 분위기를 더해냈으며, 인터넷에 관한 노래라 소개하면서 불렀던 ‘Lurk’에서도 레게에서나 볼 수 있는 덥 믹싱을 꽤나 그들답게 접목시켜냈다. 아직 정식으로 공개되지 않은 밴드의 신곡 ‘Dangerous’, 그리고 밴드 최대의 히트넘버인 ‘Sweater Weather’가 이어지면서 광란의 쇼는 계속된다. 역시 비장하고 음침한 이들의 또 다른 히트넘버 ‘Afraid’로 공연을 마치며 네이버후드는 확실하게 한국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는다. 





광기 속에 감미로운 울림이 있었고, 감미로운 멜로디 속에는 광기를 품고 있었다. 흐느적거리면서 관객들을 조종해내는 제시 루더포드(Jesse Rutherford)의 보컬을 필두로 기타 노이즈와 힙합비트로 이루어진 이 비정한 네오 소울은 신기하게도 한 여름의 우리를 얼얼하게 만들었다. 그야말로 이상한 계절을 감지케 하는 순간이다. 





Writer. 한상철

불싸조라는 밴드에서 기타를 치며 이런저런 글을 쓰고 있다.

취미는 피구와 우표수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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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정의 폭풍우를 이겨낸 랩 '슈퍼스타': Lupe Fiasco


2006년도에 데뷔한 이래 현 미국 힙합씬에서 가장 중요한 아티스로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는 이가 바로 루페 피아스코(Lupe Fiasco)다. 이번 시티브레이크 2014 라인업 중 거의 유일한 힙합 아티스트 또한 루페 피아스코였는데, 참고로 일전에는 무려 <토킹 헤즈(Talking Heads)>의 데이빗 번(David Byrne)이 자신의 블로그에 그의 공연을 관람했던 것에 대해 적기도 했던 만큼 굳이 힙합 팬이 아니어도 충분히 즐길만한 공연을 완성해왔던 루페 피아스코였다. 정작 이번 내한 공연이 진행될 당시에는 이런 장르적 문제보다는 환경적 문제가 더 컸다. 아마 이번 페스티벌을 통틀어 가장 강력한 비바람이 루페 피아스코의 공연 도중 몰아치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끝까지 의연했다.





DJ 사이먼 세즈(DJ Simon Says)가 먼저 무대 위에 올라온 이후 루페 피아스코가 등장해 최근 공개한 싱글 'Mission'으로 웅대한 서막을 알렸다. 이 곡은 암 퇴치 단체 'Stand Up to Cancer'의 기금마련을 위해 만든 곡이었는데 과거에도 사회참여적인 곡들을 다수 제작해왔던 그다운 행보의 연장선이라 할 수 있었다. 2012년 작 [Food & Liquor II]에 수록된 'Put Em Up'과 'Lamborghini Angels'를 이어 진행시킨 이후 피트 락 앤 CL 스무스(Pete Rock & CL Smooth)의 'T.R.O.Y.'의 비트를 샘플링한 90년대 골든-에라 힙합 바이브로 무장해낸 'Around My Way (Freedom Ain't Free)'로 관객들을 움직여낸다. 여성들에게 바친다는 멘트와 함께 트레이 송즈(Trey Songz)의 파트를 관객들에게 떼창시켜낸 'Out of My Head', 그리고 처음으로 라이브에서 선보인다면서 신곡 'Next To It On'을 싱글 커버를 무대 뒤에 걸어놓은 채 박력 있는 랩으로 이어나간다. 나름 계몽적인 가사를 담고 있는 'Bitch Bad' 역시 관객들에게 떼창을 유도해냈다. 관객들은 그럭저럭 떼창을 해나갔는데 이는 루페 피아스코의 곡을 미리 익히고 갔다기 보다는 왠지 순발력이 좋았던 것처럼 보였다.


소울풀한 레파토리들이 차례로 이어졌다. 에드 시런(Ed Sheeran)의 따스한 노래가 분위기를 더욱 무르익게 만든 'Old School Love', 관객들로 하여금 하늘을 잡아보라고 말한 이후에는 루페 피아스코의 조력자 칸예 웨스트(Kanye West)의 곡에 피쳐링했던 'Touch the Sky'를 불러내기도 한다. 스케이트 보드를 소재로 한 'Kick Push' 역시 이런 소울풀한 스타일의 연장선상에 있었다. 여성 보컬 파트가 익숙한 'Hip-Hop Saved My Life'와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플로우가 인상적인 'Go Go Gadget Flow'가 이어지는 가운데 그에게 그래미를 안겨준 몽롱하면서도 격렬한 싱글 'Daydreamin''에서 공연의 분위기는 절정에 달한다. 크리스 브라운(Chris Brown)이 참여한 새 앨범에 수록될 절도 넘치는 신곡 'Crack', 평화에 관한 노래라는 소개와 함께 전쟁 영상을 뒤에 깔아낸 'Battle Scars'가 차례로 전개됐고 곡이 끝날 무렵에는 관객들에게 거수경례를 하기도 했다. 초기 히트넘버 'Superstar'를 부를 무렵에는 막바지에 아예 꽤나 긴 아카펠라로 곡을 종결 지어내면서 다시 한번 분위기를 뜨겁게 만든다. 듣는 이들에게 용기를 주는 곡 'The Show Goes On'으로 비바람 속에 진행된 루페 피아스코의 공연은 뭉클한 피날레를 맞이한다.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리드미컬한 곡들부터 어두운 분위기의 곡들까지 꽤나 다양한 레파토리를 침착하게 이어나갔다. 확실히 그가 왜 같은 세대 랩 스타들과 구분되는 지를 명확하게 증명해낸 퍼포먼스였다. 루페 피아스코가 공연하던 시간 가장 거센 비바람이 몰아쳤지만 여전히 수많은 관객들은 자리를 지켜냈고, 결국 이런 기상악화도 그 열기를 꺾지 못했다. 비바람 속에서도 끝까지 최선을 다한 루페 피아스코, 그리고 그와 함께 호흡한 관객 모두에게 새삼 박수를 보내고 싶은 무대였다. 관객과 아티스트 서로에게 좋은 피드백이 왕래하는 모습을 직접적으로 감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과거 루페 피아스코의 격렬한 라이브로 인해 해외의 한 리뷰어는 그를 두고 '록 스타’라 지칭했던 적이 있었다. 기타도, 드럼도 없었지만 폭풍우가 몰아치던 그날 저녁, 루페 피아스코는 그 누구보다도 록 스타였다.



수많은 밴드들을 압도해낸 다섯 사람의 다채로운 화음: Pentatonix


여타의 악기 없이 오직 다섯 사람의 목소리만으로 이루어진 아카펠라 그룹 펜타토닉스(Pentatonix)는 현재 전세계에 전례가 없는 돌풍을 일으켜내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이런 그룹의 포메이션 특성상 다른 여타의 밴드들과 페스티벌 내에서 경쟁하기에는 약간 무리가 따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는 정말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공연 내내 관객들은 환호를 멈추지 않았고 악기의 공백 같은 것을 느낄 겨를이 없는 빠르고 다양한 전개가 그들의 레파토리에서 이어져나갔기 때문이다.





국내 페스티벌에 이들이 나올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게다가 아직 국내에 정식으로 앨범발매가 이루어져 있지 않음에도 그 열기는 놀라웠다. 몇몇 관람객은 이들의 공연을 가까이서 보기 위해 공연 시작 한참 전부터 무대 앞쪽을 선점하고 있었고, 공연 시작 즈음에는 헤드라이너 공연을 방불케 할 만큼 많은 관객이 컬처스테이지에 자리하고 있었다. 다프트 펑크(Daft Punk)의 곡들을 이리저리 짜 맞춰 화제를 모았던 다프트 펑크 메들리를 첫 곡으로 선정하면서 순식간에 관객들의 관심을 환기시켜낸다. 이들은 비트박스 멤버도 갖추고 있는데 특히 이런 전자음악을 오로지 목소리만으로 재연해내는 것은 어떤 진기명기 쇼를 보는 것 같은 기분마저 제공해내곤 했다. 아리아나 그란데(Ariana Grande)의 곡 'Problem', 그리고 자신들이 가장 초기에 완성했던 레파토리라는 소개 이후 레이디 가가(Lady GaGa)의 'Telephone'을 진행시킨다. 국내에서도 익숙한 <버글스(The Buggles)>의 히트곡 'Video Killed the Radio Star' 역시 관객들의 호응을 얻어냈다. 남성과 여성의 음역대를 오가는 음성을 지닌 미치 그래시(Mitch Grassi)의 목소리는 신비로웠고, 무엇보다 베이스주자인 저음역대의 아비 카플랜(Avi Kaplan)이 멘트를 할 때면 유독 여성관객들이 환호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숨 쉴 틈을 주지 않는 타이트한 비욘세(Beyonce) 메들리와 이들의 이름을 전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된 오디션 프로그램 ‘싱-오프’를 언급한 이후 부른 캘빈 해리스(Calvin Harris)의 곡 'I Need Your Love', 그리고 펜타토닉스의 자작곡 'Natural Disaster'의 경우엔 곡 시작 전에 관객들에게 후렴구를 연습시킨 이후 참여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경악스러운 화음과 고음 파트가 두드러진 'Aha!', 특유의 여백이 두드러진 로드(Lorde)의 커버곡 'Royals', 끝으로 비트박스 멤버 케빈 올루졸라(Kevin Olusola)의 현란한 랩을 들을 수 있었던 맥클모어 앤 라이언 루이스(Macklemore & Ryan Lewis)의 커버곡 'Thrift Shop'으로 이 놀라운 공연이 종결된다. 곡의 흐름과 가사에 걸맞은 적재적소한 안무 또한 인상적인 편이었고 무엇보다 관객들을 쥐락펴락하는 유연함은 다른 여느 밴드들의 퍼포먼스와 비교했을 때 확연히 두드러지는 지점이었다. 인간 목소리의 한계점은 물론, 아카펠라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마저 체감해낼 수 있었던 진기하고 드문 경험이다.





Writer. 한상철

불싸조라는 밴드에서 기타를 치며 이런저런 글을 쓰고 있다.

취미는 피구와 우표수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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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은 데일 듯이 뜨거웠고 둘째 날은 빗줄기가 쏟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황하지 않고 의연히 대처한 시티브레이커들. 오늘은 그들이 뭘 입고 왔으며 뭘 입고 놀았는지 살펴본다.



“어서 와. 시티브레이크는 두 번째지?”

 

 

CITYBREAKER'S STYLE


페스티벌을 다니다 보면 각기 다른 미묘한 분위기와 온도의 차이를 느낄 수 있는데 <현대카드 CITYBREAK 2014>의 특징은 전설의 록과 팝의 대세를 절묘하게 버무린 올드 앤 뉴의 조합이라고 볼 수 있겠다. 따라서 관객들 또한 클래식과 트렌디 양 극단의 줄을 타는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는 바, 여기서 공통점이 있다면 “오늘 내 패션으로 죽여주겠어” 며칠을 미리 공들였다기보다 한 템포 느슨한 여유로움과 자유분방함을 내뿜는다는 것이다. 


 


 

오주환 / 이스턴 사이드킥의 보컬(좌)
시티브레이크 첫날, 뮤직스테이지의 마지막 주자였던 이스턴 사이드킥. 보컬 오주환은 각종 패션 매거진 지면을 섭렵한 모델답게 무대에서도 그라운드에서도 빛나는 스타일을 완성했다. 남자의 화이트 셔츠는 언제나 옳다. 심지어 페스티벌에서도. 단, 지루하지 않게 소매는 걷어 올리고 터프한 빈티지 진을 받쳐 입었다. 
 
SEIKI / Cocobat의 기타리스트(우)
일본 메탈의 정신적 지주로 불리는 코코뱃의 기타리스트 세이키. 무대 위에선 웃통을 벗어 던지고 곧 휘발할 듯한 에너지를 보여주더니 공연이 끝나자 마자 마치 동네 마실 나온 듯한 친근하기 그지없는 차림으로 갈아 입었다. 길게 기른 수염, 네온에 가까운 빨간 머리와 늘어진 저지 쇼츠가 “쏘 쿨”.


 

 


제이스 / 미스에스(Miss $)의 래퍼(좌)
태닝한 피부에 어울리는 블랙 탑과 쇼츠, 볼드한 액세서리로 여성스럽고 건강미 넘치는 룩. 변화무쌍한 날씨에 대비해 셔츠는 허리에 질끈 묶고 페도라와 크로스백, 스니커에 힘을 줬다. 너도나도 헐 벗는 해변이 아닌 이상, 도심 페스티벌에서 섹시함을 드러내고 싶다면 딱 이 정도가 적정선.

 

강혜경 / 디자이너(우)
블랙 스키니진에 나염 슬리브리스를 매치하고 하늘색 브라탑으로 포인트를 줬다. 페스티벌에 필요한 과감함을 도시적으로 풀어 낸 똑똑한 스타일링. 페도라와 하얀 선그라스, 큼지막한 네이비 크로스백까지 전체적인 컬러의 조합이 시크하게 맞아 떨어진다.

 

 

 

 

김환수 / 레지던트(좌)
하늘하늘한 하얀 린넨 톱과 같은 소재의 와이드한 블랙 팬츠로 단순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멋이 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옥 죄는 구석이 하나도 없다. 일반적으로 연상되는 페스티벌 룩은 아닌데 썩 괜찮아 보인다. 유유자적 자유인마냥 공연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유병욱 / 셰프(우)
아무리 힙합의 유행이 다시 돌아 왔다고 해도 힙합 키드마냥 요란하게 입는 건 부담스럽다. 클래식한 하얀 셔츠 뒷면에는 커다란 문구로 반전을, 차분한 블랙 스냅백, 착장과 색을 맞춘 스니커 정도면 충분하다. 최신 아이템들을 적절히 매치한 절제의 미덕.      

 

 

BREAK the ITEM


페스티벌에서 빠질 수 없는 아이템인 밴드 티셔츠. 올해도 어김없이 록의 상징, 팬심의 상징인 밴드 티셔츠를 입은 시티브레이커들이 눈에 띄었다. 아무래도 가장 많았던 건 헤드라이너인 오지 오스본과 마룬 파이브, 여기에 데프톤즈의 티셔츠도 심심치 않게 목격됐다. 물론 라인업과 상관없이 자기가 좋아하는 밴드의 티셔츠를 챙겨 입고 나온 이들도 있었고.


 

 

 

<현대카드 CITYBREAK 2014>머천다이즈도 사랑 받는 아이템이었다. 이제 한국의 대표적인 뮤직 페스티벌로 입지를 굳힌 만큼 많은 시티브레이커들이 티셔츠와 소품 등으로 시티브레이크에 대한 지지와 열정을 보여줬다. 

 

 

 

 

둘째 날의 필수 아이템은 우비였다. 갑작스레 쏟아진 비, 대낮에 찬물 끼 얹는 상황이었지만 오히려 열기는 갑절로 뜨거워졌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 속에서도 시티브레이커들은 침착하게 우비를 장착하고 쉴새 없이 뛰어 놀았다. 
 

 

 

 

덥고 습한 날씨 속에서도 이틀 내내 <현대카드 CITYBREAK 2014>를 충실히 즐긴 시티브레이커들. 서울 도시 한복판에서 이토록 멋지고 신명 나게 놀아준 ‘쿨’한 시티브레이커들에게 감사하며, 비록 축제는 끝났지만 내년에 이 자리에서 우리 다시 만나길. 


 

“진정 즐길 줄 아는 당신이 챔피언”

 

 



Writer.
이은정
현대카드 사내매거진<A>의 책임 에디터로 현대카드의 모든 이슈들을 관찰하며 글을 쓴다.
프리랜스 에디터, 콘텐츠 기획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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